솔로몬은 누구인가? – 성경 속 가장 지혜로운 왕의 이야기 (2부)
1. 스바 여왕의 등장 – 세상의 지혜를 시험하러 온 여인
“스바 여왕이 여호와의 이름으로 인하여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 와서 어려운 문제로 그를 시험하고자 하여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 열왕기상 10장 1절
성경 속 스바 여왕(Queen of Sheba) 이야기는 솔로몬의 지혜가 얼마나 전 세계에 알려졌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스바는 오늘날 에티오피아 또는 예멘 지역으로 추정되며,
당시 아라비아 반도 남단의 부유한 왕국이었습니다.
스바 여왕은 수많은 금과 보석, 향품을 싣고 예루살렘을 찾아옵니다.
그녀의 목적은 단순한 외교 방문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왕이 정말 그런가 시험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2. 스바 여왕의 시험과 솔로몬의 답변
성경은 구체적인 문제의 내용을 밝히지 않지만,
“어려운 질문”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원문으로 보면 ‘수수께끼(riddles)’를 의미하는 단어가 사용되어 있습니다.
즉, 스바 여왕은 철학적이거나 신앙적인 질문들로 솔로몬을 시험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솔로몬은 그녀의 모든 질문에 단 한 가지도 답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솔로몬이 그가 묻는 모든 말을 다 설명하였으니, 왕이 알지 못하여 대답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
— 열왕기상 10장 3절
이때 여왕은 크게 감동을 받습니다.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뿐 아니라, 그가 지은 궁전, 성전, 신하들의 질서, 예배의 아름다움, 음식의 풍성함 등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내가 내 나라에서 당신의 행위와 지혜를 듣던 소문이 참이로다.
그러나 내가 와서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아니하였노라.
이제 내가 본즉 그 절반도 듣지 못하였도다.”
— 열왕기상 10장 6~7절
이 말은 오늘날에도 “절반도 듣지 못했다”라는 관용구로 인용될 정도로 유명한 구절입니다.
그녀는 솔로몬의 통치 아래에 있는 백성들과 신하들이 행복한 이유를 깨닫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고백까지 남깁니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그가 당신을 기뻐하시며 당신을 이스라엘 위에 올리셨도다.”
— 열왕기상 10장 9절
3. 스바 여왕이 남긴 선물과 솔로몬의 부의 규모
스바 여왕은 솔로몬에게 금 120달란트,
즉 오늘날 기준으로 약 4톤 이상의 금을 선물로 바쳤습니다.
이 외에도 향품과 보석을 엄청나게 가져왔습니다.
성경은 이 사건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스바 여왕이 솔로몬 왕에게 드린 향품만큼 많은 향품이 다시는 오지 아니하였더라.”
— 열왕기상 10장 10절
솔로몬은 그에 대한 답례로 더 큰 선물과 함께 여왕을 환대하며 돌려보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외교 교류를 넘어,
‘세상 지혜의 절정과 하나님의 영광이 만난 순간’으로 묘사됩니다.
4. 솔로몬의 부와 영광의 절정
성경은 솔로몬이 이룩한 부와 권세를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솔로몬의 세입금의 무게가 매년 금 육백육십육 달란트요.”
— 열왕기상 10장 14절
이는 오늘날 가치로 환산하면 약 22톤의 금이 매년 들어왔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금으로 만든 방패 200개, 보좌, 잔, 궁전의 기둥까지 금으로 장식했습니다.
“왕이 은을 예루살렘에서 돌같이 흔하게 하고, 백향목을 평지의 뽕나무같이 많게 하였더라.”
— 열왕기상 10장 27절
그만큼 이스라엘은 풍요로웠고,
다윗 시대의 전쟁으로 얻은 평화를 바탕으로 전례 없는 번영기를 맞이했습니다.
5. 솔로몬의 건축 사업 – 성전과 왕궁
(1) 성전 건축의 완성
솔로몬은 하나님을 위한 성전 건축을 그의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성전 건축은 약 7년 동안 이어졌고,
그는 두로의 왕 히람(Hiram)과 동맹을 맺어 백향목과 금, 석공, 장인을 공급받았습니다.
성전 내부는 순금으로 덮여 있었으며,
기둥 두 개에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야긴(Jachin, “그가 세우신다”),
다른 하나는 보아스(Boaz, “그 안에 힘이 있다”)라 불렸습니다.
성전 봉헌식에서 솔로몬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스라엘에게 평안을 주셨나이다.
우리 조상 다윗에게 하신 모든 선한 말씀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아니함이 없나이다.”
— 열왕기상 8장 56절
이 기도는 솔로몬의 신앙의 정점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됩니다.
(2) 왕궁과 다른 건축물들
솔로몬은 성전 외에도 자신의 왕궁, 레바논 궁, 병거성(병마를 위한 도시),
그리고 외교적 거점들을 세웠습니다.
그의 궁전 건축에는 13년이 걸렸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그가 자기의 궁을 건축하는 데 십삼 년이 걸렸더라.”
— 열왕기상 7장 1절
이처럼 솔로몬의 건축 사업은 하나님의 성전과 세속적인 궁전이 공존한 시대였습니다.
이 대비는 훗날 그가 신앙적으로 무너지는 단서를 암시합니다.
6. 솔로몬의 지혜가 미친 영향
솔로몬의 지혜는 단순히 재판이나 통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식과 예술, 철학, 신학의 융합자였습니다.
성경의 잠언(Proverbs), 전도서(Ecclesiastes), 아가(Song of Songs) 의 저자로 전해집니다.
(1) 잠언 – 실천적 지혜의 교과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 잠언 1장 7절
잠언은 솔로몬의 지혜가 담긴 삶의 지침서입니다.
가정, 인간관계, 재물, 언어, 신앙 등 일상의 지혜를 가르칩니다.
(2) 전도서 – 인생의 허무와 참된 의미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 전도서 1장 2절
왕의 부와 권세를 모두 누린 솔로몬이 내린 결론은
‘세상의 모든 영광은 한때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었습니다.
(3) 아가 – 사랑의 시
“나는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다.”
— 아가 6장 3절
이 책은 단순한 연애 시를 넘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사랑의 비유로 해석됩니다.
솔로몬은 지혜뿐 아니라 감성, 예술성에서도 탁월한 인물이었습니다.
7. 솔로몬의 외교 정책과 국제적 영향력
솔로몬은 외교적 천재였습니다.
그는 군사 정복보다 결혼 동맹과 무역을 통해 이스라엘의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 이집트의 공주와 결혼하여 남부 방면을 안정시킴
- 두로, 스바, 오빌 등과의 무역로 개척
- 에돔 항구(엘랏)를 통해 금, 은, 상아, 원숭이, 공작새 등 수입
“왕의 배들이 히람의 배들과 함께 오빌로 가서 금 사백이십 달란트를 가져왔더라.”
— 열왕기상 9장 28절
그의 외교력은 고대 근동의 국제질서 속에서도 가장 안정된 왕국을 이루는 데 기여했습니다.
8. 솔로몬의 통치 철학 – 정의와 평화
솔로몬의 이름처럼, 그의 통치는 ‘샬롬(평화)’의 정신에 기반했습니다.
그는 백성에게 정의를 베풀고,
외교를 통해 전쟁 없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의로 나라가 굳게 서고, 뇌물을 탐하는 자로 말미암아 나라가 무너지느니라.”
— 잠언 29장 4절
그의 정치 철학은 단순히 권력 유지가 아닌,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통치였습니다.
9. 솔로몬의 시대가 남긴 문화와 상징
- 건축 예술: 솔로몬 성전은 훗날 유대교·기독교·이슬람 건축의 원형이 됨
- 지혜문학의 전통: 잠언과 전도서는 수천 년이 지나도 인생철학의 기본서로 남음
- 평화의 왕: 다윗의 전쟁시대 후,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솔로몬은 단지 한 왕이 아니라, 문화와 신앙의 상징이 된 존재였습니다.
10. 정리: 세상의 영광과 하나님의 지혜
2부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솔로몬은 부와 지혜, 명예의 절정에 오른 왕이 되었습니다.
그의 시대는 인간의 손으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번영기였으며,
모든 나라가 그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그의 마음에 작은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틈은 곧 타락과 배도의 길로 이어졌고,
그의 왕국은 영광에서 몰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다음 3부에서는
그가 왜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다음 3부 예고
“솔로몬이 나이 많을 때에 그의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으므로, 그의 마음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 같지 아니하여 여호와께 온전하지 못하였더라.”
— 열왕기상 11장 4절
다음 편에서는 솔로몬의 몰락과 회개의 의미,
그리고 그가 남긴 영원한 교훈을 다룹니다.
솔로몬은 누구인가? – 성경 속 가장 지혜로운 왕의 이야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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