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또 오르나? 브라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과 국내 닭고기 시장의 불안

 

2025년 5월,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치킨 가격이 다시금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닭고기 수입의 상당 부분을 브라질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국내 식품산업과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브라질,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

브라질은 미국, 중국, EU와 함께 세계 4대 닭고기 생산국 중 하나이며, 전 세계 닭고기 수출량의 약 35%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한국은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의 주요 수입국으로, 2024년 기준 한국의 전체 닭고기 수입량 중 약 88%가 브라질산이었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주로 냉동 상태로 수입되며, 국내에서 순살 치킨, 닭강정, 치킨너겟, 편의점 간편식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된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갖춘 브라질산 닭고기는 중소형 치킨 프랜차이즈와 급식업체, 유통업계에서 폭넓게 사용되어 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의 위협

이번에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 주의 몬치네그루 지역 상업용 양계장에서 HPAI가 발생했다는 브라질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은 즉각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중단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치사율이 높고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로, 국내 유입 시 양계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

브라질 정부는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감염 개체 살처분, 지역 봉쇄, 철저한 방역 조치를 시행했지만, 국제 수입국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의 즉각적인 수입 금지 조치

한국 정부는 예방적 차원에서 브라질산 닭고기와 계란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로의 유입 차단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와 치킨 프랜차이즈, 식품제조업체는 원료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브라질산 원료에 의존해왔던 업체들은 대체 수입처 확보와 재고 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내 치킨값 상승 우려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치킨값’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대부분 국내산 생닭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소형 브랜드 및 배달 전문 업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해왔다. 이들이 수입대체 원료로 국내산이나 타국산을 사용할 경우 단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원가 상승은 단순히 치킨만의 문제가 아니다. 편의점 닭강정, 간편식 치킨류, 학교·기업 급식용 닭고기 제품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 반응 및 물가 민감도

국내 소비자들은 이미 치킨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배달비와 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은 소비자 불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킨 한 마리에 3만 원 시대 오겠네”, “브라질산 쓰던 업체들 줄줄이 가격 올릴 듯”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프랜차이즈는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닭고기 자급률 83%,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닭고기 자급률은 약 83%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는 전체 공급량 중 83%가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의미로, 이번 수입 중단 사태가 국내 전체 닭고기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특정 부위나 제품군에서 수입 의존도가 크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산 닭가슴살이나 순살 제품은 가성비가 좋아 대량 구매가 이뤄지는 품목이다. 이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은 시장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대체 수입처는 어디?

브라질산 수입이 막히면서 한국은 태국, 미국, 캐나다, EU 등으로 대체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수출능력과 국내 식품기준에 맞는 품질 보증이 필수이며, 당장 브라질산 물량을 모두 대체하기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태국과 베트남은 이미 일부 냉동 닭고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산 닭고기도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수입 비용과 물류 문제, 무역 협정 등 복합적인 변수가 존재한다.

향후 전망과 대응 방안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 중이다:

1. 대체 수입국 확대: 안전성이 검증된 국가들과 협력하여 수입 물량 확보
2. 국내 생산지원 강화: 국산 닭고기 생산농가에 사료 지원, 수매 보조 등을 통해 공급 확대 유도
3. 소비자 피해 방지 대책: 가격 모니터링 강화 및 유통업체와의 가격 협의 진행
4. 재고 관리 및 유통 안정화: 민간 보유 재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급 불균형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국가에 수입을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급률을 높이고 생산·유통 시스템의 다변화를 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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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치킨값 상승 현실화될까?

브라질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은 단지 하나의 방역 이슈를 넘어, 전 세계 식품공급망과 한국 내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치킨 한 마리에 울고 웃는 시대, 이번 사태를 통해 식량 안보와 수입 다변화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치킨값이 오를 가능성은 현실적이며, 그 폭과 기간은 정부의 대응, 대체 수입처 확보, 소비자 반응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당장은 신중한 소비와 업체들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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